ⒸLZF

 

THINGS THAT LIGHT UP THE NIGHT

밤을 밝히는 것들

 


 

캄캄한 밤은 우리의 시야를 까맣게 뒤덮는다. 사람들은 빛의 반짝임을 좋아하고, 빛은 밤이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사람들은 불나방처럼 빛을 쫓기 때문에, 세상에는 밤을 밝히는 많은 것들이 있다. 에디터는 다양한 무드등을 구매하는 것을 좋아한다. 최근에는 달의 형태를 본뜬 무드등을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달 같지 않아서 아무래도 좀 더 큰 크기를 골라야 했다며 후회 중이다. 향초를 좋아한 적도 있었다. 향초의 향보다는 흔들리는 은은한 빛이 좋아서 자기 전 종종 불을 붙이고는 했다. 우습게도 방 안에 감도는 낯선 향기는 좋아하지 않아 최대한 향이 미약한 향초를 찾았다. 누군가는 야경에 푹 빠져, 전국의 야경 명소라는 곳은 전부 찾아다녔다. 전해 받은 사진 속의 풍경은 그다지 예뻐 보이지 않았는데, 빛이 사진에 제대로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둠 속에서 빛을 온전히 시야에 담기 위해 움직이던 누군가는 분명 또 다른 빛을 쫓고 있을 것이다. 에디터가 향초를 버리고 무드등에 빠진 것처럼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밤을 쫓아내려 만들어낸 빛이 밤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고는 한다. 향초를 피우거나 무드등을 켤 때마다, 오히려 밤의 존재가 또렷이 느껴지고는 했다. 빛을 쫓는 것은 밤을 쫓는 것과 다름없으며, 어둠 속에 있다보면 빛나는 것에 더 의존하게 된다. 이번 테마에서는 누구나 쫓고 마는 밤을 밝히는 많은 것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LZF LAMPS / WOOD TOUCHED BY LIGHT


  ⒸLZF


  ⒸLZF


  ⒸLZF

LZF Lamps는 1994년 스페인의 MarivíCalvo와 호주의 Sandro Tothill이 공동 설립해 자신들의 창의적인 철학과 실험적인 정신을 열정적으로 나누는 조명 스튜디오다. LZF Lamps의 시그니쳐 조명은 당시 심심했던 MarivíCalvo가 나무 베니어판을 가지고 놀다 떠올린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이후 LZF Lamps는 지금의 혁신적인 조명을 디자인하고 있다. 천연 목재 베니어 처리를 통해 베니어에 유연성을 더하고 파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으며, 재능을 가진 개성있는 디자이너들이 LZF Lamps와 협업을 통해 수많은 수공예 조명을 만들었다. LZF Lamps는 예술정신과 장인정신, 미적 가치와 혁신 기술 및 지속가능성을 유지해왔다. 베니어가 LZF Lamps의 주요 공예 재료였지만, 최근에는 유리를 입으로 불어 형태를 잡거나, 금속, 섬유 등 다양한 재료로 조명을 제작하는 것에 도전하고 있다. 조명 제작뿐만 아니라, 공간과 조명의 조합을 제시하는 LZF Lamps는 공간의 성격에 따라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대량 생산의 파도 속에서 명장 고유의 기술과 노하우를 보존하고자 하며, 계속해서 창의적인 실험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고 있다. LZF Lamps의 핵심은 나무와 빛의 조화로운 융합과 가능성이다.

 

 

 

MARTIN KÖSTER / THE CITY PAINTER


  HAMBURG A NEW DAY III ⒸMARTIN KÖSTER


  HAMBURG A NEW DAY III ⒸMARTIN KÖSTER

 

I am always surprised how much life I can
observe down below. I feel the freedom and
seclusion that inspires me.

 


  HAMBURG A NEW DAY III ⒸMARTIN KÖSTER

Martin Köster는 Hanover의 Leibniz University를 졸업한 후, 독일 각지에서 활발한 전시 활동을 시작했다. 밤으로 인한 어두운 건물과 밝은 빛의 대비를 물감으로 표현하는 그는 홍콩과 뉴욕, 런던, 모스크바, 파리, 함부르크 등 전 세계의 많은 도시에서 활동 중이기도 하다. "나는 항상 그림에 있는 빛에 매료되어 왔습니다. 어두운 구석에서 한 줄기 빛이 나와 도시들에 생기를 불어넣을 때,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이와 같이 말한 Martin Köster는 도시의 야경을 아름답게 표현한다. 도시의 맥박을 느끼기 위해서 가장 높은 빌딩을 오른다. 거대한 도시를 집어삼킨 어둠과, 미약한 빛은 Martin Köster의 캔버스 안에서 다채롭게 재현된다. Martin Köster는 높은 곳에서 삶의 다양성을 관찰하고, 이 과정 속에서 자유와 은둔을 동시에 느끼며 영감을 얻는다. Martin Köster가 그리는 도시의 밤은 세계가 들어있다. 아름다운 도시를 사랑하며, 도시의 아름다운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곳을 비추는 아름다운 빛을 가장 사랑한다. Martin Köster는 도시에 내려앉는 빛을 포착해 그림으로 나타낸다.

 

 

 

JINHWA JANG / ANXIETY IS THE DIZZINESS OF FREEDOM


  ⒸJINHWA JANG


  ⒸJINHWA JANG


  ⒸJINHWA JANG

장진화는 서울과 상하이에서 활발한 작업을 진행 중인 삽화가이다. 도시 풍경과 도시 사람들의 활기에 영감을 받고 일상의 환상을 그린다. 졸업 후, 상업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무르지 않으면서도 잔잔히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특징이다. 상상이
만드는 차가운 감각을 좋아하는 장진화 삽화가는 패턴을 주로 활용하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삽화의 주제나 시간 제약에 따라 그라데이션을 쓰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협업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의뢰받은 것이 아닌 개인적인 작업을 진행할 때에는 현재 말하고자 하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주로 도시의 풍경을 그리며, 특유의 인공적인 기물과 그 안에 사람을 아우르는 그림의 구도에서 재미를 느낀다. 장진화 삽화가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다채로운 컬러감은 밤거리의 네온사인과도 같다. 어둠을 밝히는 한정적인 패턴을 포착해, 도시의 밤을 표현한다.

 

 

JUNG LEE / AT THE BORDERLINE


  WITHOUT YOU FROM THE SERIES 'APORIA' ⒸJUNG LEE


  I WANT TO BE YOUR LOVE FROM THE SERIES 'APORIA' ⒸJUNG LEE


  DAY AND NIGHT #7 ⒸJUNG LEE

이정은 개인전 6회를 비롯해, 다양한 전시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국제아트페어에서도 꾸준한 주목을 받아왔다. Maroon 5와 협업한 5집 앨범 커버 'V'로 대중들에게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생로랑과의 협업으로 서울 플래그십 오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정 작가는 사진 유학에서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처음으로 느꼈다고 한다. 한국과는 다른 서구 문화의 중심에 살게 되면서, '개인의 정체성'이란 '타인의 시선'에 의해 규정되는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그 개인이 '이방인'일 경우 정체성은 더더욱 주류 문화의 고정관념에 의해 지배받는 것이라는 발견을 하게 된다. '나'라는 개인을 존중하지 않고, 문화적 배경과 외모적 특성 등을 통해 자신들에게 학습된 관념을 상대방에게 프레임화 시킨다는 것이다.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이라는 키워드는 본격적으로 이정 작가를 사로 잡았고, 영국에서 경험한 '동양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사진 작업을 통해 표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방인'에게 돌아오는 시선은 이정 작가의 전반적인 작업 모티프였다.


  TILL THE END OF TIME FROM THE SERIES 'APORIA' ⒸJUNG LEE

'Aporia(아포리아)'프로젝트는 롤랑 바르트의 책 '사랑의 단상(A Lover's Discourse)'에서 영감을 받아 진행되었다. 이정 작가는 네온과 풍경, 텍스트가 만나는 작업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만의 사랑의 단상에 잠기는 짧고 강렬한 여행을 경험하기를 기대했다. 'Day and Night(데이앤나잇)'은 'Aporia(아포리아)'에서 시작한 여정의 끝에서 나온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수많은 'God'과 'Love'를 마치 복제품처럼, 혹은 더미처럼 그려냄으로써 혼돈에 빠진 내면을 담아내고자 했다. 'No more'은 '아무 말도 되지 못한 말들'에 관한 것이다. 이정 작가는 '말하고 싶은, 쓰고 싶은 욕망' 그 자체를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다. 이정 작가는 가는 철사를 구부려 텍스트를 만들었고, 바다에 다다른 막막함을 담기 위해서 많은 순간을 이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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